열역학 제0법칙 (Zeroth Law of Thermodynamics)
1. 법칙의 진술
계 가 계 와 열평형에 있고, 계 도 계 와 열평형에 있으면, 계 와 도 열평형에 있다.
여기서 는 열평형 관계를 나타낸다.
2. 수학적 구조: 동치관계
제0법칙은 열평형 관계 가 동치관계(equivalence relation)의 세 조건을 만족함을 보장한다.
- 반사성 (reflexivity): — 모든 계는 자기 자신과 열평형에 있다.
- 대칭성 (symmetry): — 열평형은 쌍방적이다.
- 추이성 (transitivity): 이고 이면 — 이것이 제0법칙의 핵심 내용이다.
동치관계는 모든 열역학적 계의 집합을 동치류(equivalence class)로 분할한다. 같은 동치류에 속하는 계들은 서로 열평형에 있다.
3. 온도의 존재성
제0법칙의 추이성은 경험적 온도(empirical temperature) 라는 상태변수의 존재를 보장한다.
각 동치류에 실수값 를 할당하는 함수가 존재하여:
즉, 두 계가 열평형에 있을 필요충분조건은 두 계의 온도가 같다는 것이다.
이때 의 선택은 유일하지 않다. 로 단조함수 를 적용해도 여전히 유효한 온도 눈금이다.
경험적 온도는 온도계의 측정 물성(thermometric property)에 의존한다:
- 수은 온도계: 수은의 열팽창 ()
- 기체 온도계: 이상기체의 압력 (, 정적)
- 저항 온도계: 전기 저항 ()
- 열전대: 기전력 ()
이들은 서로 다른 온도 눈금을 줄 수 있다. 이 모호성은 열역학 제2법칙에 기반한 절대 온도(absolute temperature, 켈빈 온도)의 도입으로 해소된다.
4. 제0법칙의 역사적 의의
제1법칙(에너지 보존)과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이 먼저 정립(19세기 중반)된 이후, 이 두 법칙이 모두 '온도'라는 개념을 전제하고 있음이 인식되었다. 온도의 존재를 보장하는 이 법칙은 논리적으로 제1, 제2법칙보다 선행하므로 제0법칙이라 명명되었다 (1930년대, R. H. Fowler).
5. 열평형과 상태방정식
등적 기체 온도계에서 일정량의 이상기체를 일정 부피 에 가두고 압력 를 측정한다.
이 눈금은 이상기체 온도 눈금이며, 후에 열역학적 절대 온도 와 일치함이 증명된다.
기체 온도계의 실제 사용에서는 여러 기체(He, Ne, N 등)에 대해 극한을 취한다:
여기서 는 물의 삼중점에서의 압력이다. 모든 기체가 같은 극한값을 줌으로써, 기체의 종류에 무관한 보편적 온도 눈금을 얻는다.
6. 열적 접촉과 투열벽·단열벽
투열벽(diathermal wall): 열의 전달을 허용하는 벽. 투열벽으로 연결된 두 계는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열평형에 도달한다.
단열벽(adiabatic wall): 열의 전달을 차단하는 벽. 단열벽으로 분리된 두 계는 독립적으로 각자의 온도를 유지한다.
제0법칙은 투열벽으로 연결된 계들에 대한 진술이다. 열평형 관계의 추이성 덕분에, 온도계(계 )를 통해 두 계(, )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열평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